이천원의 삶
Poetic2021. 1. 19. 21:48상설 매장에 전시된 가방이 친구를 반하게 하여
점원에게 돈을 주게 하였다.
4만원을 받은 점원은 가방을 뒤적거리며
돈을 세어 보기를 수십 번을 하고
친구는 점원을 쳐다보며
화가 쌓인 말투로 이천원 거슬러 주셔야죠 말하려다
점원이 가방을 줄 때만을 기다렸다.
점원의 입이 열리며 하는 말은
이천원 안 받을 테니 빨리 나가
당혹스러웠던 친구는 가격표를 보며
가방을 들고 나왔다
이천원을 벌었다며 친구는 웃는다
이천원은 화를 친구에게 거슬러 주려다
웃음을 거슬러 주었다
삶이란 이런 것 ?
낮잠
Poetic2020. 8. 25. 23:26창문을 뚫은
곧은 줄기가 바닥 위에 흐트러지고
잔잔히 파동치는
스피커 밖에 울림이
전체를 감 쌓아 안으며
어딘지 몰라도 들려가는
작은 지저귐에
깊은 숲이듯 하~아품이 나와
몽롱히 잠들어간 그곳에서도
고이 잠들었나 봐
깨어나니
또 하~아품이 나와
하나의 시간, 운명,
Poetic2020. 6. 8. 01:16살 수 있을까?
하나의 시간에서,
여행으로 바꿀 수 없는 고정된 시간 속에서
책상에 그려진 저주를 따라가고 있어.
저기,
올라가기 힘든 언덕 위에
조용히 자리한 도서관이 보여.
이 시간이라는 놈은
항상 꼭 필요할 때마다
발목을 붙잡고 무겁게만 느껴져.
'나는 못해'라는 말이
자꾸 마음을 누르고.
아직까지
마음에 드는 책 한 권도 찾지 못했어.
읽은 책도 없는데
벌써 24시간, 7주일이 훌쩍 지나가 버렸네.
환호도,
갈채도 없는 하루가
내일로 조용히 흘러가고
박동 소리마저 희미해져 버렸어.
가장 못된 사기꾼은
희망이란 생각이 들어.
예언된 꿈을 따라가야만 하는
정해진 운명이
'너는 해야 해'라고 속삭일 때
왠지 모르게 두려워져.
가끔은
인간이 되지 말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어.
달동네 아이
Poetic2020. 6. 6. 20:31달 가까운 동네 아이
지붕 위로 날아
장난감 오토바이 타고 놀아요.
다음날,
낡은 나무 가게에서 설탕 호랑이 구경하다
아장거리 손바닥 펴서 아낀 동전
알롱달롱 사탕 사 먹고요.
졸린 밤,
돗자리 깔린 밤하늘
사방팔방 세방구방
동네 바람과 놀아 시원했대요.
어느날,
Poetic2020. 5. 25. 01:50추위를 물고 온 물은
틈새 없던 손에 틈을 만들어 온기를 가져가고
허무와 황당이 뒤섞인 생각은
물 밖에 없는 광활한 바다에서
다시 바다가 그리운 물이 되어
손에서 떠날 물을 바라본다.
산만하게 들어오는 길을 지나 멈추어 선다.
버스, 창밖으로 지나가는 사람을 보려고
오늘도 창문가에 앉아 그들을 본다.
제각각 갈길을 위해 스쳐가는 사람들.
'언전가 한 번쯤은 얼굴을 맞댈 사람들이 있겠지.'
눈을 비비며 내려간다.
구질구질한 하늘과 땅
비는 내리듯 말듯하게 내려다 보고
아무 뜻 없이 길을 걷는다.
기억
Poetic2020. 5. 25. 01:42끌리는 전화벨 소리에
육 년 동안 발 디뎓던 곳으로 갔다.
하나의 문을 나섰을 때
잊혀진 발자욱 남기고
지워진 지문을 찍으며
문을 열었다.
작아진 책장이 나에게
낯설음을 낳게 하고
창문 밖의 풍경이
잠겨진 기억 하나 떠올리게 하며
사르르 눈이 감긴다.
시기하는 비에 옷 적시며
환호성 위를 날아가던 공을 쫒다
부딪힌 친구에게
거짓 눈물 흘렸던 일이
머릿속을 스쳐 간다.
내 매일 발 디디던 교실에선
어렴풋이 기억도 없는데
이 곳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지
불안감만이 휩쌓여 간다.
여치
Poetic2020. 5. 25. 01:09땅거미 깔리는 잊혀진 거리에
여치 소리 들려 옵니다.
우연히 방 안으로 들어온 여치가
액자의 풀 숲으로 날아가
바닥에 떨어져 일어서지 않습니다.
풀 숲이 잠에 들어갔을 때
아스팔트가 짓 눌렸는지 알 수 없지만
휴지통에 비리려던 여치를
바람에 날리웁니다
이제는 바람 따라
아스팔트가 짓 누르지 않는
풀 숲으로 갈 겁니다
눈ㆍ비ㆍ해ㆍ바람
Poetic2020. 5. 10. 22:51사람은 눈 내리는 걸 좋아합니다
그건 순수하고 깨끗하지
않아서입니다
사람은 비 내리는 걸 좋아합니다
그건 깨끗이 잊을 사랑이
있어서입니다
사람은 해님을 좋아합니다
그건 당당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워서입니다
사람은 바람을 좋아합니다
그건 자유로와지고 싶어서입니다
날개
Poetic2020. 5. 10. 22:40복 받쳐 오르는 아른한 거 …
어릴적 ,
날고 싶은 아이의 심정으로
하늘을 닿을것 같이 손을 뻗는다
등에선 잃어 버렸던 것이 욱신 거려 왔다
그러나
땅에 묻히는 인간 일 수 밖에
하늘 보라고 나는 건
안스러운 날개짓일지 몰라도
그 안스러운 날개라도 가진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겠지